본 문 : 마가복음 4장 26절 ~ 29절
제 목 : 좋은 땅
내가 새벽빛을 좋아하는 까닭
그것이 희망이어서도 아니다
노래여서도 아니다
부지런한 꽃들에게 허락된
약속이어서도 아니다
밝음과 어둠이 경계를 허물고 있는
자궁 같은 색깔이기 때문이다
빛이 되려고 한 적이 있었다
그것이 꼭 한낮의 태양을 뜻하는 것은
아니었으나 가난한 가슴 속
별쯤은 되고 싶었으므로
어둠은 잘라내야 하는 종양 같은 것이라고
생각한 적이 있었다
빛이 강렬할수록 그림자가 짙다는 것을 몰랐던
시절, 어둠을 모조리 없애려고
살기등등했던 그 시절
더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든 어둠은
반역을 눈물로 삭이고
아 어둠을 태반으로 빛은 자신의 생을 시작한다는 사실을
그땐 왜 몰랐을까
아주 이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
새벽이었다
둘이 부등켜안은 채 섞여 있는 것을 본 것은
어둠이 허물을 벗고 밝음으로 환생하는 것을
숨죽이며 지켜본 것은
그렇게 하루가 태어나고 있었다
희망도 노래도 태어나고 있었다
(2008.03.15)
이 민 재
제 목 : 좋은 땅
내가 새벽빛을 좋아하는 까닭
그것이 희망이어서도 아니다
노래여서도 아니다
부지런한 꽃들에게 허락된
약속이어서도 아니다
밝음과 어둠이 경계를 허물고 있는
자궁 같은 색깔이기 때문이다
빛이 되려고 한 적이 있었다
그것이 꼭 한낮의 태양을 뜻하는 것은
아니었으나 가난한 가슴 속
별쯤은 되고 싶었으므로
어둠은 잘라내야 하는 종양 같은 것이라고
생각한 적이 있었다
빛이 강렬할수록 그림자가 짙다는 것을 몰랐던
시절, 어둠을 모조리 없애려고
살기등등했던 그 시절
더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든 어둠은
반역을 눈물로 삭이고
아 어둠을 태반으로 빛은 자신의 생을 시작한다는 사실을
그땐 왜 몰랐을까
아주 이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
새벽이었다
둘이 부등켜안은 채 섞여 있는 것을 본 것은
어둠이 허물을 벗고 밝음으로 환생하는 것을
숨죽이며 지켜본 것은
그렇게 하루가 태어나고 있었다
희망도 노래도 태어나고 있었다
(2008.03.15)
이 민 재